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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은 회식이야, 가족 회식이요”
토요일 저녁, 김영만 과장은 리모컨을 손에 쥐고 TV를 보며 조용히 외쳤다.
“아… 회식이나 한 번 했으면 좋겠다. 고기나 좀 실컷 먹고…”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방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날아왔다.
“오~ 자기, 회식 좋지! 애들이랑 다 같이 삼겹살 먹자!”
그 말 한마디에… 김 과장의 머릿속에서 ‘회사 동료들과 소맥 한잔’은 증발했다.
‘가족 회식’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따뜻하지만,
계산서를 떠올리는 순간부터 그의 마음은 지갑과 함께 시들기 시작했다.
“삼겹살은 익었는데, 내 마음은 바짝 탔다”
고깃집 도착.
딸은 휴대폰을 보며 무뚝뚝하게 말한다.
“삼겹살 두 줄은 부족할 텐데요.”
아들은 외친다. “아빠! 저 양념갈비 추가요!”
김 과장은 눈치껏 메뉴판을 뒤적이다가
“음… 계란찜도 하나 시킬까?” 하고 묻자,
아내는 쿨하게 말한다.
“그건 서비스야. 조용히 있어봐.”
조용히 있어보라는 말을… 오늘만 벌써 다섯 번째 들은 듯하다.
연기를 머금은 삼겹살이 지글지글 익어가고,
아빠의 고기 한 점은 딸의 입으로, 아들의 입으로, 아내의 접시로—
마치 지우개처럼 사라졌다.
“아빠, 안 드세요?”
딸의 말에 그가 쓸쓸히 웃으며 답한다.
“고기는… 굽는 맛이지.”
“카드 긁는 순간, 이건 회식이 아니라 공양이었다”
식사를 마친 후, 직원처럼 자리에서 일어난 가족들.
계산대 앞에 홀로 남은 건—물론 김 과장.
직원: “총 94,000원입니다.”
김 과장: “아… 네…”
그는 카드를 내밀며 속으로 혼잣말한다.
“나는 왜 항상… 가장이기도, 과장이기도, 계산대 직원이기도 하지…”
카드 긁는 소리가 왠지 오늘따라 더 크게 들린다.
‘삐이익—’
그 순간, 영수증을 받아 들고 돌아서는 김 과장의 눈에 띈 문구 하나.
“가족과 함께여서 행복한 하루 되셨나요?”
그 문구에 잠시 멈칫.
그리고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행복했죠. 그니까… 계산도 제가 하잖아요…”
“과장은 계산하지만, 마음은 적자입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
아내는 조용히 그에게 귓속말로 말한다.
“자기야, 오늘 진짜 수고했어. 다음엔 내가 계산할게.”
딸은 옆자리에서 한마디 덧붙인다.
“근데 아빠… 진짜 고기 잘 굽는 거 알아?”
그 말에, 김 과장은 오늘 처음으로 활짝 웃었다.
그의 마음속엔 다시 불이 지펴졌다.
“그래. 계산은 했지만, 나도… 인정은 받았잖아.”
그리고 다시 다짐했다.
“다음 회식은… 무조건 회비제로 가자.”
아빠는 늘 계산을 한다. 돈도, 분위기도, 그리고 침묵까지.
하지만 그는 알아간다. 계산 너머에 있는 따뜻함을.
📌 《우리집 과장님》은 매주 연재됩니다.
다음 화는 “회사보다 무서운 마트 장보기” 편으로 이어집니다!
🔴 우리 아빠도 계산만 하셨던 기억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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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삼겹살은 아빠가 굽고, 가족은 먹는 게 국룰이죠ㅋㅋ”
💬 “오늘 저녁은 우리 아빠 카드 쉬게 해드려야겠어요!”